[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의 수도 베이징이 처음으로 미국 경제의 심장부 뉴욕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억만장자(billionaire)가 가장 많은 도시에 올랐다.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에 따른 경착륙 우려와 증시 불안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 가격 상승과 기업공개(IPO) 활성화로 부자들 재산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 억만장자, 뉴욕보다 베이징에 더 많다
25일(현지시간) 중국의 부자 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베이징에서 자산 규모가 10억달러(약 1조2345억원)를 넘는 부호는 100명으로 지금껏 부동의 1위였던 뉴욕(95명)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2014년말과 비교해 베이징의 억만장자 수는 32명 늘어난 반면 뉴욕은 4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베이징과 뉴욕에 이어 러시아 모스크바(66명), 홍콩(64명), 상하이(50명)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상위 10개 도시 가운데 절반은 중국 도시였다.
도시가 아닌 국가별 집계에서도 중국은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전 세계 억만장자 1위 국가 자리를 차지했다. 후룬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억만장자 수는 568명으로 미국(535명)을 앞섰다.
이번 순위에서 주식평가 자산은 지난 1월 15일 증시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연초 중국증시 폭락으로 인한 손실분이 반영됐다. 후룬연구원은 지난해 여름을 기준으로 했다면 베이징 억만장자 수는 150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중국 주식시장 폭락과 경기둔화 우려 속에서도 부호들이 엄청난 부(富)를 축적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에서 이처럼 슈퍼리치가 증가하고 있는데에는 중국 내 부동산 가격 상승이 큰 몫을 했다. 현재 베이징 등 중국 1선도시(대도시)는 인구 집중화 현상에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이어져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중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대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선전 38%, 상하이 17% 등 대부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올랐다. 최근 당국이 지방도시 미분양 해소를 위해 부동산 세제혜택과 구매제한 완화 조치를 내놓으면서 대도시 부동산 몸값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정보기술(IT)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알리바바 등 거물급 기업의 IPO가 증가한 점도 중국 갑부들의 주머니가 더욱 두둑해지는 이유다.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알리바바, 다롄완다 등 대어급 IPO를 잇달아 성사시키며 전 세계 IPO 시장의 중심축으로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 대주주들 자산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홍콩거래소는 중국 대형 기업들이 대거 상장해 역대 최대 IPO 건수인 117건을 달성했다.
루퍼트 후게베르프 후룬보고서 발행인은 “지난해 중국에서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억만장자가 생겨났다”면서 “새롭게 등장한 억만장자 대부분은 신규 IPO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왕젠린 완다 회장이 최고 갑부..거물급 IT업체 CEO 다수
`차이나머니의 위엄`..베이징, 뉴욕 제치고 No.1 슈퍼리치 도시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이번 조사에서 베이징의 최고 부자는 약 260억달러(32조970억원)의 자산을 소유한 왕젠린(王健林·62) 완다그룹 회장으로 나타났다. 왕 회장은 중화권 전체를 통틀어 최고 부자이기도 하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최고 부호였던 리카싱(李嘉誠) 홍콩 청쿵그룹 회장을 제치고 왕 회장이 1위에 등극한 데에는 경제 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한 덕분이다. 그는 부동산 개발 회사 완다를 최근 영화·스포츠·관광 등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둔갑시키고 있다. 서비스업이 제조업 비중을 대체하고 있는 점을 간파해 엔터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왕 회장은 미국 2위 극장체인 AMC를 비롯해 영국 고급요트 제조사 선시커, 스위스 스포츠마케팅사 인프런트까지 관련 기업들을 거침없이 인수하며 ‘중국판 디즈니’를 꿈꾸고 있다.
왕 회장에 이어 베이징의 두 번째 부호로는 알리바바그룹 설립자 마윈(馬雲·52) 회장이 올랐다. 마 회장은 2014년 9월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해 약 220억달러를 거머쥐었다. 갖은 고생과 실패를 경험한 마 회장은 1998년 맨손으로 알리바바를 창립했고 15년 만에 개인자산 20조원대의 중국 최대 갑부 중 한 명이 됐다. 그는 현재 중국 젊은이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다.
후룬연구원에 따르면 업계별로는 부동산 분야 억만장자가 11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제조업(94명), IT(68명) 순이었다. 그러나 최상위권에는 마윈 회장을 비롯해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 리옌훙(李彦宏) 회장 등 IT 거물들이 많았다.
후룬 보고서는 중국 억만장자 가운데 신원이 드러나는 경우가 전체의 절반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재산 은닉 등으로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중국 억만장자는 조사된 수치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얘기다.
한편 지난 1999년 설립된 후룬연구원은 중국을 대표하는 자산컨설팅업체다. 후룬연구원은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04년부터 전세계 부호들 보유자산 등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다.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를 이용해 구독해 주세요~^^
'국제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폰은 20년전 내 아이디어! 애플 또 피소 (0) | 2016.07.05 |
---|---|
서비스업 발전전략 - 7대 서비스업 집중 육성, 투자 (0) | 2016.07.05 |
아시아 최대! 상하이 디즈니랜드 개장. 한국은 이권다툼 때문에... (0) | 2016.06.16 |
중국 비즈니스 성공하려면 ‘SOFT CHINA’로 승부를! (0) | 2016.06.15 |
“달러의 위안화 공격은 이번에도 실패할 것!” (0) | 2016.02.19 |
중국 경제 5개년 계획 탄생기 (0) | 2016.01.06 |
중국에서의 지적재산권 전략 (0) | 2015.12.21 |
시진핑은 왜 후쿠야마를 만났나 (0) | 2015.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