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소환조사 하루 전. 검찰과 박근혜측 준비상황
검찰이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위한 준비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심문할 검사로 검찰은 이원석(48·사법연수원 27기)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한웅재(47·연수원 28기) 형사8부장 등 2명을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전 대통령 사법처리의 관건인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한 부장검사가 직접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업 출연금 강요와 삼성 출연금을 놓고 박 전 대통령을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주요 관계자들은 주말인 19일에도 대부분 출근해 회의를 거듭하며 박 전 대통령 소환에 대비한 점검 작업을 벌였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지도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 1기 때 대면조사를 준비하며 마련한 질문사항에 더해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기록과 특수본 2기에서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추가 질문을 구성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특히 검찰은 18~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가 출석해 진술한 내용과 관련해서도 박 전 대통령에게 물을 예정이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조사 때 300개의 질문 문항을 준비했던 검찰은 이번 박 전 대통령 조사에서도 수백개의 질문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앞에 도착해 차에서 내려 검찰청 현관 앞 포토라인에 잠시 섰다가 중앙 출입구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출석 당일 경찰의 협조를 받아 청사 주변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사 전날 오후 9시부턴 청사 내 모든 인원과 주차 차량을 내보낼 계획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조사 때처럼 외부에서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는 것을 막기 위해 청사 창문의 블라인드도 내리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서울 삼성동 자택도 분주했다.
파면 11일만에 검찰에 소환되는 박 전 대통령은 현재 9명의 변호사를 선임해 검찰 소환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박 전 대통령의 형사사건을 맡아온 유영하 변호사는 청와대에서 삼성동 자택으로 거처를 옮긴 이튿날부터 박 전 대통령을 수시로 방문해 검찰 소환에 대비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대리인으로 활동한 손범규 변호사 등 8명의 변호사는 큰 틀에서 변론 방향을 준비하고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13개 혐의에 대해 세세한 변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대응전략이라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박 전 대통령 소환 당일 유 변호사가 근접 변호를 맡을 공산이 크다.
박 전 대통령측은 예상질문을 뽑아 답변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다.
박 전 대통령측 손범규 변호사에 따르면 21일 일부 변호사들은 청사에 미리 도착해 대기할 예정이다. 손 변호사는 조사실에 입회할 변호사가 누구인지에 대해 "현장에서 분위기를 보고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까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담당 검사를 밝히지 않았다. 최순실씨(61·구속기소) 조사를 맡았던 형사8부 한웅재 부장검사나 특수1부 이원석 부장검사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검찰은 이날 최종 준비사항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당일 포토라인에 서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또 하나의 관심이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청사 출입문 앞 노란색 포토라인에 서서 '근접취재허가'를 받은 100여명의 내·외신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과 카메라 플래시를 받게 된다.
검찰 역시 청사 경호를 한층 강화하고 소환 준비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밤 9시까지 관계자를 제외한 검찰청사 내 모든 인원은 퇴장해야 한다. 21일 당일은 따로 배포한 비표가 없이는 청사 내에 들어갈 수 없다.